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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춘천 현지인의 추천 맛집, 춘천 닭갈비 이야기

by ┃ 2019. 8. 8.

 

춘천에 닭갈비 맛집이라고 하면 누구나 알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1.5닭갈비다. 1.5인분의 넉넉한 양을 준다고 하여 1.5닭갈비란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아마 춘천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내가 학창 시절에도 이 집이 유명하긴 했으나, 지금처럼 주말에 줄을 서서 먹는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춘천 인구가 그 정도로 많지도 않았고, 적당히 맛이 비슷한 닭갈비집은 춘천에 상당히 많기 때문에 굳이 줄을 서서 먹을 이유가 없어서 일 것이다.

 

<출처:1.5닭갈비>

 

춘천에는 닭갈비집만 있는 밀집 지역이 몇 군데가 있기도 하고, 본가가 있는 우리 동네만 해도 3~4군데가 있다. 몇 달 전쯤이었을 것이다.

 

오랜만에 1.5닭갈비를 찾았을 때 혀를 내 누를 수밖에 없었다. 관광객이 많아서 그런지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거기서 식사할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이 돈 모아서 먹기 좋은 것이 닭갈비만 한 것이 없었다. 양도 많았고 닭갈비 골목 같은 곳을 가면 그 근방에 노래방이라든지 놀 수 있는 공간 근접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어릴 적 그 시절에는 친구들 생일만 되면 닭갈비집을 갔었다. 각자 만 원씩만 내도 식사와 노래방 모든 게 다 해결되었다.

 

그만큼 춘천에서 닭갈비는 서민에게 좋은 외식 거리였다. 물론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서 유명해지긴 했지만 춘천 사람들에게 꽤 사랑을 받는 음식이었다.

 

1.5닭갈비를 처음 찾은 건 학창시절이었는데, 양도 많고 맛이 있어서 금방 고기가 바닥날 정도였다.

 

<출처:1.5닭갈비>

 

하지만 닭갈비의 진짜 묘미는 우동 사리다. 보통은 밥 1개 우동 사리 1개씩 시킨다.

 

<출처:1.5닭갈비>

 

밥과 우동 사리를 같이 볶아 먹기도 한다. 철판과 기름에 튀겨진 듯이 익혀진 우동 사리의 맛은 예술이다. 면에 양념이 잘 코팅돼있고 그러면 이 또 달궈진 철판에 튀겨지듯이 익혀지면 양념이 잘 베게 되는데 그 짭짤한 양념 맛이 일품이다.

 

 

<출처:1.5닭갈비>

 

그 안에 우동사리의 담백한 식감도 한몫할 것이다. 지금은 춘천에 가면 닭갈비를 먹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우동 사리를 먹는데 닭갈비를 서비스로 먹으러 가는 거 같다.

 

수도권에서 회사를 다니면서 가끔 춘천 우동 사리가 생각나 닭갈비집을 가보면 춘천에서 준 것처럼 똑같이 주는 집이 없었다.

 

쫄면을 볶아줬을 때는 문화충격이었다. 평생을 춘천에서 닭갈비를 먹었던 나는 당연히 우동 사리를 먹을 생각에 기대하고 있었는데 웬 쫄면을 볶아주는 것을 보고 많은 실망을 했다.

 

그래도 최근에는 비슷하게 볶아주는 곳이 몇 군데 있긴 했는데 춘천에서 먹을 때의 느낌이 아니다.

 

인터넷이나 사람들이 춘천 닭갈비에 대해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닭갈비 골목에 갔는데 맛이 없었다"란 말을 몇 번 들은 적이 있다.

 

맛없는 곳을 찾아가서 맛이 없는 것이지 춘천 닭갈비가 다 맛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춘천 닭갈비가 원조가 아니다" 이 말도 참 답답한 말이다.

 

항상 어떤 음식이 그 지역에서 유명해지면 원조다 아니다 란 숟가락 얻기식 주장들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그런 음식들이 다른 지역에서 먼저 생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그 지역에서 유명해지고 그만큼 음식점들도 많아지고 경쟁이 생기다 보면 더 맛있어지기 시작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숯불 닭갈비가 원조다","국물 닭갈비", "다른 지역이 원조다"라는 말도 의미가 없다. 다 뭔가 유명해지면 이런 말들이 나온다.

 

유명해질 수 있는 조건이 갖춰줘야 인지도가 오르기 마련인 것을 ... 춘천 사람들에게도 철판 닭갈비는 가격과 맛 때문에 사랑받았고 춘천에 그동안 왔던 사람들도  그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점점 인지도가 오르기 시작하고 또 드라마나 교통이 좋아지면서 더욱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출처:1.5닭갈비>

 

 

닭갈비의 명성은 철판 닭갈비가 가져다준 것이 맞다. 숯불 닭갈비 같은 경우는 철판 닭갈비가 유명해지면서 원조 프레임을 가지고 사랑을 받고 있다.

 

숯불 닭갈비도 맛이 있긴 하지만 두 가지 단점이 있다. 양념이 된 고기를 숯불에 굽다 보면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다.

 

양념이 숯에 잘 타기 때문에 자주 뒤집어 주지 않으면 숯 덩어리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닭갈비를 먹을 수도 있다. 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철판에 볶는 밥과 우동 사리를 먹을 수가 없다.

 

그리고 숯불 같은 경우 야채와 같이 볶지를 못하기 때문에 양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그 안에 떡이나 야채를 같이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론은 춘천 닭갈비는 철판이 원조라고 봐야 하고, 철판 닭갈비를 꼭 드셔보시라는 이야기에서 서론이 너무 길어졌다. 춘천에 오시면 철판 닭갈비가 맛있는 이 집을 한 번쯤 들러보시길 추천한다.

 

 

일점오닭갈비 본점

강원 춘천시 후만로 77 (후평동 801-13)

place.map.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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