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안반데기 사진을 접한 건 아마도 SNS에서 였을 것이다. 은하수를 찍었던 사진이었는데, 그 사진만 봐도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던 사진이었다.
그만큼 사진의 힘은 강하다. 여행의 이유를 만들어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안반데기는 강릉 시내와는 거리가 좀 되는 편이다. 고지대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험난한 운전은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고 비포장도로를 상상하지 마라.
요즘 웬만한 시골도 길이 잘되어 있다. 단지, 굽이굽이 올라가는 도로는 초행길의 여행자를 당황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반데기의 사진들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이곳은 사진을 좋아하는 애호가들의 출사의 성지가 되었다. 안반데기에 도착하면 "구름도 노닐 가는 곳 강릉 안반데기 마을"이라는 간판이 있다.
이곳에 도착하면 끄덕 끄덕 수긍을 하게 된다. 날씨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도착하였을 때는 온 마을이 안개와 구름으로뒤덮여져 있었다.
날씨의 변덕이 심하여 맑아졌다가 안개가 생겼다가를 반복 하였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지리적 특성 때문에 수시로 많은 사람들이 오지는 않아 식당 같은 경우는 활발하게 운영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이곳에서 식사를 제대로 하려면 미리 연락해서 예약하는 센스가 필요할 거 같다. 식당 옆에는 황토펜션이 있어 숙박도 가능하다.
예전과는 다른게 카페도 생겼고, 인지도가 생기면서 점점 발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곳의 주업은 역시 배추 농사이기 때문에 차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다. 표지판에 들어가지 말라고 쓰여있는데 들어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제발하지 말라는 것은 안 했으면 하는데, 꼭 그걸 어겨야만 만족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 같다. 생업으로 농사를 짓는 분들이 농산물들을 이송할 때는 화물트럭이 들어와야 한다.
그 좁은 길로 이동을 하는데 그곳을 경치 구경하겠다고 자가용을 끌고 올라가 화물트럭이 앞으로도 뒤로도 못 가는 상황이 생긴다.
"승용차를 뒤로 이동하면 되겠다" 생각하지만 길이 굉장히 가파르고 좁아서 시간을 많이 지연 시킨다. 좋은 경치를 구경하자고 생업으로 일하시는 분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말자.
힘들더라도 천천히 안반데기를 감상하며 산책한다는 생각으로 걸으면 좋을 거 같다.
안반데기의 말이 참 궁금하기도 했다. 뭔가 생소한 단어이다. 안반데기 카페에 그 유래에 대해서 쓰여있었다. 안반데기는 떡메를 치는 안반 같은 땅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으로 안반덕의 강릉 방언이기도 하며, 안반덕이라고도 불린다.
한국전쟁 후 미국의 원조 양곡을 지원받아 개간이 시작되어 1965년을 전. 후한 시기에 마을이 개척되었으며, 1995년 주민들이 개간된 농지를 불하 받으면서 완전히 정착하였다고 한다.
안반데기는 해발 1100m의 고산지대로 그 역사가 조선시대까지 올라간다. 조선 효종 때 밀양 박씨가 들어오고 마을이 만들어진 뒤 여러 사람들이 이주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강릉시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는 고지대인데도 그 역사가 참 길다. 어떻게 이곳까지 와서 터를 닦을 생각을 했는지 신기할 정도다.
안반데기에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것이 끝없는 배추 밭인데, 처음 도착하게 되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대형 프로펠러의 모습과 배추밭의 조화 그리고 구름이 가까이 보이는 경치는 정말 장관이다.
이곳에 올 때는 내가 잘못 가고 있는 건 아닐까? 혹은 이곳에 무슨 마을이 있을까라고 생각하지만그렇게 생각할 때쯤 마을이 펼쳐진다.
그 순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안반데기가 개간되면서 화전민들이 이주하기 시작하였는데,
여기서 화전민이란 산에 불을 지펴 들풀과 잡목을 태운 뒤 그곳에다 농사를 짓는 화전농업을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화전은 일정한 땅을 정해 놓고 불에 탄 풀과 나무의 재를 비료로 이용한다. 그러다가 지력이 다해 농작물의 수확이 감소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화전은 전통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농업 방법이며, 현재도 이런 농사법을 짓고 있는 나라가 존재하지만, 지금 한국에서 그랬다가는 큰일 난다.
안반데기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무래도 은하수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찾아간 날을 날이 좋지 않아 그런 행운을 가질 수 없었다.
하지만 워낙 경치가 좋았기에 아쉽지만 그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안반데기에 오를 때는 계절에 따라 다르겠지만 옷을 몇 가지 더 챙기는 센스가 필요하다. 여름이었는데도 갑자기 비가 오고 서늘해져 고생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카페가 있고 식당이 있다고 하지만 간식거리를 더 챙겨가야 한다. 근처에 편의점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배가 고플 시 대처할 방법이 없다.
화장실은 웬만하면 카페나 식당에서 식사하시고 그곳에 있는 화장실을 쓰는 것이 좋다. 야외 화장실이 있지만, 냄새가 너무 심해 쓸 수가 없을 정도이다.
그리고 은하수를 보시려면 날씨가 좋은 날을 손꼽아 기다린 후 오는 것이 좋다. 수도권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거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 차 박도 유행을 하던데 은하수를 보시려면 차 박도 괜찮은 거 같다. 준비는 철저히 해가시는 바란다. 그리고 숙소에서 숙박을 하실려면 안반데기 홈페이지에서 문의 하시면 된다.
식당을 운영하는 아주머니가 펜션까지 운영하시는거 같은데 친절하시다. 이곳은 강릉 여행에서 꼭 가봤으면 하는 곳으로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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